지금 동남아시아의 큰 명절들이 겹쳤다. 태국 송크란, 캄보디아 쫄츠남, 라오스 삐마이...
그 중에서도 태국 송크란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인데, 그래서 그런지 태국 국경은 만원이다.
여기는 캄보디아 포이펫(Poipet)에서 태국 아란(Aranya Prathet)으로 넘어가는 육로 국경이다.
촬영 금지로 사진을 직접 찍을 수는 없었지만 입국장 내부는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꽉 찼고
복도 공간, 계단(에스컬레이터), 그 밖의 입국카드 쓰는 장소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사실상 줄이 아니라 그냥 밀지 않으면 밀리는 그냥 대혼돈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미니벤을 타고 시엠립에서 출발해 1시쯤 캄보디아 포이펫 출국을 끝내고 태국 국경에 도착했으나
입국카드를 쓰는 곳에서 복도까지 겨우 30m 남짓의 거리를 이동하는 데 2시간 반이 걸렸다.
그리고 복도공간에서 30분을 넘게 갇혀있었는데, 줄이 줄어들지조차 않아 절망적이었다...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 심지어 바람 드는 곳도 없는 곳에 더운 날 사람들이 틈 없이 붙어있고
아침에 출발하느라 하루종일 밥도 못 먹은 상태였기에 점점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미칠 것 같은 더위, 사람들과 부대껴, 온갖 인종이 뒤섞여 흘리고 있는 땀냄새, 공기까지 부족한 느낌.
결국 3시 반쯤,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내국인 입국장 쪽으로 나있는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
국경에서 물을 사고 화장실을 가고 땀을 식힌 후 4시쯤 다시 돌아가니 에스컬레이터까지만 줄이 있었다.
이것이 그때 찍은 사진. 입국카드 쓰는 공간에 의자가 다시 생겨있길래, 그곳에서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동안 재밌는 일도 있었다. 이때쯤 도착한 한 캐리어를 가진 한국인 남성이 줄을 보더니 답답해하는 것이었다.
한참 화를 내는 것 같더니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뭔가를 꺼낸 후 긴 줄을 넘어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가 지나간 후 궁금해서 직원에게 무슨 상황이었는지 물어봤는데, Korean VIP라고 대답했다.
응? 나도 한국인인데? 하니까 그제서야 VIP 2000바트(75,000원)라고 답해줬다. ㅋㅋㅋㅋ
그러고 4시 반쯤 다시 줄을 섰는데, 이때도 여전히 사람이 많았지만 복도에만 1/3 정도 채워진 한결 나은 상태였다.
기다리고 기다려 드디어 입국장 문 안으로 들어서자 저 앞에 함께 줄을 섰던 같은 미니벤 일행이 보인다.
왜 거기까지밖에 못 갔소...? 나는 도중에 탈출한 것을 정말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안쪽은 지쳐서 주저앉은 사람이 대부분. 4~5시간을 더위에서 기약없이 기다리며 버텼으니...
그렇게 5시 반이 되자, 도착 4시간 반만에 같은 미니벤을 탔던 일행이 처음으로 입국 심사를 받는다.
나도 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외국인(캄보디아인이 아닌)을 부른다.
아래층에 가보라고 해서 가보니 비어있던 내국인 심사장을 열어준 것이었고 (왜 진즉 하지 않았소?)
6시 10분, 마침내 태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아아아아. ㅠㅠ
그러나 Star Mall 뒤쪽 미니벤 탑승장에 가보니 타야 할 버스는 마지막 시간이 6시였다고 한다...
절망... 지쳐서 갖고 있던 현금으로 생(명)수를 사먹고...
거기 있는 모든 여행사를 돌면서 싹싹 빌었더니(?) 방법이 생겼다.
그 근처로 가는 미니벤에 껴서 이동하고 추가금을 내고 이동했다는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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