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반나마을에서의 5박 6일 일기 2편
라오스 #6
반나마을에서의 5박 6일 일기 2편
루앙프라방에서 반나마을 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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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해 농키아우 - 므앙응오이 - 반나마을까지
라오스 #4 루앙프라방에서 농키아우와 므앙응오이를 거쳐 반나까지2023년 3월 1. 루앙 프라방(Luang Prabang) - 농 키아우(Nong Khiaw) 먼저 루앙프라방에서 농키아우를 가야 하는데, 버스(라고 불리는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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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마을에서의 5박 6일 일기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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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반나마을에서의 5박 6일 일기 1편
라오스 #5 반나마을에서의 5박 6일 일기 1편 루앙프라방에서 반나마을 가는 방법 https://gumagore.tistory.com/39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해 농키아우 - 므앙응오이 - 반나마을까지 라오스 #4 루앙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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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반 나에서 6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개인적 감상이므로 주관과 사담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일.
그렇게 띵과 함께 캠핑을 다녀오자 아침 8~9시 정도가 되었던 것 같다.
W오빠는 예정대로 먼저 루앙프라방으로 떠나고... (못 갈 줄 알았는데ㅎ)
그리고 넝, 낑, 냥, 누, 마가 놀러가자며 우리를 찾아왔다. 지금 바로? 하니까 응! 이런다.
밤새 뒤척였던 터라 1시에 가자고 얘길 하고 잠을 자러 방에 들어갔는데... 떠나지 않는 아이들.
문앞에서 계속 기다림. ㅠㅠㅠ 결국 조금만 자고 12시 안 되어 출발했다.
첫 스테이지로 어제 갔던 람파이 농장. 가는 내내 쉬지 않고 장난치는 귀염둥이들이다.
뛰고 또 뛰고. 근데 넝은 나름 언니라고 같이 뛰지 않고 우리와 걷고 이런다. ㅋㅋㅋ
제일 귀여웠던 것은 가는 길에 모자속에 숨어서(?) 우릴 놀래켜준 것이다. (유튜브 영상 참고)
진짜로 이때는 심장에 무리가 가는 느낌이 실제로 났다. 너무너무 귀여워서. ㅠㅠ
람파이 농장에서는 막우이를 따서 먹고 논에 들어가서 조개를 잡는다.
애들이 왕자/공주옷을 입고 있기에 설마 저 뻘에 들어가겠나 했는데 들어간다.
물론 우리도 들어간다. 신발을 신고 들어가려 하니 신발 벗고 들어오라고 화냄.
알고 보니 바닥을 발로 밟아서 조개를 찾고 줍는 식이어서 그랬던 것이다.
두 번째로는 옆 논에 가서 나무에 붙어있는 고둥을 잡고 물 옆에 난 풀도 뜯는다.
여기저기서 언니~ 빨리~ 하는데 바닥이 뻘이어서 애들 쫓아가기가 넘 힘들다...
얘들아... 언니의 크기와 몸무게를 생각해주면 안 되겠니...?ㅠㅠ

마지막으로 넝의 농장에 가서는 목욕을 하면서 물고기를 잡는다!
여기서 냥네 아버지를 만나서 물고기도 좀 얻고 물가에 앉아 손질도 하고.
난 물고기를 맨손으로 만져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아이들은 손질도 정말 잘 한다.

이렇게 여러 채집활동에 다녀와서는 이걸로 요리를 해 함께 나눠 먹는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이 사냥에 참여한 아이들만 먹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반나는 참 자유로우면서도 이곳만의 규율이 있어 시스템이 잘 유지되고 사람들도 더 착한 것 같다.
저녁에는 학교에서 6시마다 열리는 쏨펫 선생님의 한국어 수업에 가보았다.
우리도 한창 라오어 공부를 하고 있던 터라 한국어와 함께 쓰인 라오어를 열심히 외웠다.
아이들 발음 연습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앞에 나가서 읽기 발표(?)도 하고...ㅋㅋㅋ
수업이 끝나고는 컴퓨터 수업을 들으러 가봤는데, 시험 전이라 테스트 중이었다.

나도 초딩 때 PPT한 실력으로 좀 해보려는데 잘 안 되어서 띵네 집만 그리고 왔다.
이러고는 엠부가 물고기 잡으러 가는데 같이 갈래? 해서 띵, 밍과 함께 따라갔다.
이전에 판과 캣이 물고기 잡을 때도 정말 잘 잡는다 했는데 어째서 에, 너이... 이 청년들은 더 잘한다.
그 새카만 밤에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물고기를 정말정말 잘 잡는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따라가기만 했는데도 가다가 주저앉을 뻔 하였다... ㅠㅠ
가서는 대나무에 라면을 넣고 고사리로 입구를 막아 라면도 끓여 먹고 물고기 구이도 해먹고!
어쩜 말도 안 통하는 바보 까올리를 이렇게 데려가줄 생각을 하다니 너무 고맙다...
나같으면 이렇게 해줄 수 있을까? 싶어서 반나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 감사 또 감사.
4일.
피곤해서라도 일찍 자고 나니 눈이 일찍 떠져서 또 아침에는 학교 구경을 갔다.
이때는 띵이 아침 점심 저녁 다 요리해줄 때여서 괜히 미안해서 아침마다 산책 겸 해서 나갔는데...
지금은 밥 먹자고 해도 진짜로 배고파? 지금? 한다. 이때 많이 얻어먹어 놓을 걸 ㅋㅋㅋ
저때는 손님이고 이제는 그냥 집에 놀러온 친구라 이거다. (나보고 다이어트 하래...)
학교 구경을 갔다가는 띵을 따라 선생님 농장에 놀러갔는데... (여기는 생략)
정말 황당하고 웃기고 그랬는데 조금은 비밀이어야 할 것 같아서 수첩에만 남기기로.
그러고는 넝이 물놀이를 하러 가자는데 "언니 므어이(힘들어), 버빠이(못 가)" 했다가
진짜 진짜 진심으로 삐져서ㅋㅋㅋㅋ 결국 같이 가서 신나게 놀았다. 얘도 영락없는 애기다.
요때쯤 거의 4일을 미친듯이 돌아다닌 것에 몸살이 슬슬 올라와서 근육통약에 포도당 챙겨먹었다.
저녁에는 한국어수업에 다시 갔다. 여기서 단어를 배우니까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

이날 수업 중에 우박이 내려서 생전 처음으로 우박을 보기도 했다. 진짜 진짜 신기했다.
아이들은 뛰어나디며 얼음을 주워서 장난치고 수업은 더 이상 진행 불가. ㅋㅋ
5일.
다음날 아침부터는 마을의 한 집에서 맛캔 행사가 있어서 가보았다.
맛캔은 손목에 묶는 하얀 실을 일컫는데, 띵네 어머니께서 구경시켜주겠다고 하셔서 따라갔다.
아픈 분이 계서서 잔치로 먹을 것을 베풀고 마을 사람들에게 맛캔을 받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 맛캔은 손목에 실을 묶음으로써 영혼을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들어가서 우리도 그분께 맛캔을 해드리고 또 특별히 우리에게도 맛캔을 해주셨다.
이거는 3일이 지나면 풀어도 된다고 했는데 나는 좋아서 1달 반이 지난 지금도 하고 있당. ㅎㅎ
맛캔을 하러 갔을 때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이번에는 압왕판이라는 곳에 목욕을 갔다.
역시 넝을 포함한 아이들과 함께. 이때는 꾸워이도 같이 갔는데 수영을 정말정말 잘하더라.
그리고 아이들만의 내부 규율이 확실해서 나이가 안 되는 삐야는 물에 못 들어갔는데
보고만 있으려니 얼마나 안 씻었으면 삐야 머리 위에 파리가 자꾸 꼬여서 데려와서 무릎에 앉혀 씻겼다. ㅋㅋ


마지막으로는 학교에 앉아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하고... 늘 따라다니는 람파강(끼끼)도 함께.
해가 지는 걸 보면서 내일 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다.
1달이나 지난 후에 쓰는 이상한 일기라서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하나하나 기억나지 않는 것도 슬프다.
저녁에는 띵, 꺼이 그리고 T오빠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다.
며칠 지내면서 궁금했던 것도 물어보고 캠핑의 뒷이야기도 통역으로 들을 수 있었는데...
사실은 캠핑 때 삐야 할아버지께 빌려 쓴 냄비가 돼지 여물통이었다는 것. ^^
그리고 띵이 빨래를 할 때 대충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세제물은 섬유유연제로 씻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빨래를 1번만 헹군다고...
그래서 띵의 옷을 물에 넣으면 거품이 보글보글 난다고 한다. (???!!!)
어쨌든 이런 웃긴 얘기도 듣고. ㅋㅋㅋ 한편으로는 진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라오한 유튜브에 대한 많은 구설수들이 있고 우리 또한 반나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원치 않게 듣게 되기도 했다.
특히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책임감이라는 말은 다 거짓이다'라는 류의 이야기였는데
정말이지 피용을 만나기 전임에도 내가 보고 들은 바로는 그건 말도 안 되는 우스운 말인 것이다.
있던 책임감도 내려놓고 싶을 무거운 상황에, 정부에서조차 주목하는 그 상황에,
자신의 영향력을 알아버린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피용 오빠를 만나고 난 지금은 더욱더 그렇게 생각한다... 완전 팬이 되어버렸달까.)
어쨌든 반나 사람들이 나서서 라오한에게 들어오는 외부 압력을 막아줄 정도라면...
대단하다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려본 것은 정말이지 오랜만인 것 같았다.
6일.
마지막 날 아침. 9시 반에 출발하는 므앙응오이의 배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했다.
학교에 있던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띵네 아버지 롯씽을 타고 가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여긴 대체 뭘까? 관광지로 치면 2/10점 정도일까(라고 생각했다. 이땐 풍경이 안 보였으니까)
심지어 인터넷도 안 터져, 비만 오면 전기도 끊겨, 벌레도 많아... 다녀오면 두드러기로 고생하는데.
그런데도 그냥 좋다. 역시 이곳 자체가 좋은 것은 사람, 음식, 분위기 덕분이겠지.

이제 막 떠나는 길인데도... 정말 다시 보고 싶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