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해외에서 고프로9 카메라 수리, 교환 받기 (feat. 말레이시아 SIRIM 통관)
말레이시아 #5
해외에서 고프로9 카메라 수리, 교환 받기/ 말레이시아 SIRIM 전자기기 통관
2023년 2월
고프로가 고장났다. 수심 10m까지 방수라고 해서 해봤자 바다에 30cm 정도 담근 게 다지만...
뒤쪽 화면은 까맣게 안 나온 지 좀 되었고 시간이 지나자 슬슬 앞화면도 맛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라는 국경도시에 머무르며 고프로 수리를 하기로 했다.
고프로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와 가까우니까 택배가 빨리 올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1. 고프로(GoPro)에 A/S 신청 접수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고프로(https://gopro.com/) 문의처에 들어가서 사례(Case) 접수를 하는 것.
고객센터 운영시간이 지나면 상담이 불가능하니까 시간을 잘 맞춰서 들어가야 한다.
상담 방법은 전화와 채팅이 있다. 처음에는 국가를 한국으로 설정해서 전화를 했는데, 일본에 있는 한국 상담원 전화가 왔다.
상황을 설명했는데 구매 영수증이 없으면 교환 접수가 안 된다고 한다. 근데 우리는 카메라를 중고로 구매했던 상황.
그럼 오프라인에서 샀으면 어떡하냐 하니 요즘은 다 온라인에서 사니까 영수증이 없을 수가 없어요~ (???)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서 국가를 말레이시아로 다시 설정해서 채팅으로 상담을 걸었다. 물론 영어로 상담이 가능하다.
이때는 채팅 상담 대기가 많이 길었는데, 긴 기다림 끝에 채팅 상담을 연결하고 나니 그 후 진행은 좀 빨랐다.
이번에는 구매 영수증 대신에 구매 당시의 대화와 입금 내역 등을 보내도 된다고 했다.
이후 추가로 고장난 것을 찍은 영상, 제품 내부의 시리얼 번호까지 구글 공유 드라이브에 올리면 된다.
상담을 종료하고 기다리면 곧 검토 후 접수를 성공했다는 이메일이 온다.
카메라 교체 요청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다는 것과 기타 반송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 이메일.
상담사 재량이 큰 터라 한국 담당 상담원은 접수를 잘 안 해준다 이런 얘기도 왕왕 들렸던 걸 생각하면
해외에서 수리를 원한다면 그냥 처음부터 머무르고 있는 국가로 설정하는 게 나을 것 같다.
2. 싱가포르 고프로 본사에 택배 보내기
이제 고프로 지원팀이 이메일로 RMA Form, Commercial Invoice, Shipping Label 총 3가지 파일을 보내준다.
그럼 이 설명에 따라서 이 용지들을 프린트해서 붙이면 된다.
이메일로 같이 온 설명(사진2)에는 RMA form을 고프로 카메라와 함께 박스에 포장하고
Commercial Invoice와 Shipping Label을 외부에 부착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렇게 해도 된다.
1. 총 3개의 파일을 2장씩 프린트
2. RMA form과 Commercial Invoice는 고프로 카메라와 함께 박스 안에
3. 바코드와 QR코드가 있는 Shipping Label은 박스 겉면에
4. 나머지 카피본은 택배를 부칠 때 UPS 택배기사에게 제출하면 된다.
참고로 배송은 무조건 고프로 제휴회사인 UPS가 맡게 된다. 배송비의 경우 고프로에서 선불결제한다.
택배를 부칠 때는 직접 UPS를 방문하는 방법과 UPS 사이트에서 픽업 신청을 하는 방법이 있는데,
픽업 시간을 정할 수 없다고 하기에 우리는 직접 UPS를 방문하였다. 결제 없이 택배를 맡기기만 하면 된다.
3. 말레이시아 표준산업연구원(SIRIM) 통관 절차
그렇게 택배 배송까지 완료했고, 수요일이면 택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답까지 받은 후 우리는 그냥 기다렸다.
근데... 화요일 저녁에 갑자기 UPS에서 전화가 왔다. 너네 택배가 말레이시아 전자기기 통관에 걸렸다고.
하필이면 랑카위를 거쳐 태국 꼬리뻬로 넘어가는 비행기와 페리, 숙소까지 모두 예약한 후였다.
그리고 이메일로 해결 방법을 받았는데, 직접 SIRIM에 연락해서 절차를 진행하거나 에이전시를 쓰는 것.
이때 A/S 품목이 대체 왜 통관에 걸렸는지, 왜 고프로가 고지한 것과 상황이 다른지 이런 걸 따질 경황이 없었다.
한시라도 급한 상황, 외국인인 우리에게 저 에이전시는 옵션이 아니었기에 70링깃(21,000원)에 에이전시를 사용했다.
이때 에이전시에게 저 금액을 지불하기 위해서 Ling언니에게 방법을 묻고, 은행으로 달려가서 무통장 입금을 했었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사실 에이전시가 필요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허가서를 위한 금액도 20링깃(6000원)이었다.
응, 근데 에이전시만 쓰면 다 해결되는 게 아니다. 수입 허가서와 출고장을 받아주고 이후는 우리의 몫.
이번에는 SIRIM에서 이메일이 온다. 이때쯤 고프로, UPS, SIRIM 번갈아 연락하느라 미칠 것 같았다. ^^
이것이 무슨 내용이냐 하면, SIRIM 사이트에 들어가서 온라인 통관 절차를 진행하고 관세를 내라는 것.
가이드 라인은 pdf 파일로 함께 보내준다. 최대한 쉽게 이미지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문제는 한글로 써놓아도 못 알아볼 통관 용어를 영어로 써놓았으니 하나하나가 다 난관이다.
일단 에이전시에게 받은 수입 허가서와 출고장, 이전에 고프로에서 받았던 3가지 서류를 참고해서 최대한 써본다.
Consignor(보내는 사람)과 Consignment(배송) 정보같은 건 고프로의 운송장을 참고해 어찌저찌 썼는데
2단계인 Item Detail(물품 세부정보)에서 서류를 봐도 봐도 턱 막혀버린다.
결국 SOS를 쳐서 사촌의 필리핀에 오래 살다 왔다는 군 동기분의 도움을 받았다.
이게 끝난 다음에는 꼭 저장을 하고, 서류를 첨부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Technical Specification / Brochures라 함은 제품 설명서, User Manual은 사용 설명서. 파일로 갖고 다닐리가 만무하다.
아까 말한 군 동기분이 고프로 사이트에 나와 있는 Hero Black 9 설명서를 긁어 pdf 파일로 만들어주셨다(천재만재).
Invoice에는 UPS에서 받은 운송장을, Copy IC/Passport에는 여권 사본을 첨부했다.
이 절차까지 완료하고 나면 메인화면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제 거의 다 왔다. ㅠㅠ
관세를 납부할 차례. 메인화면에서 [Certification Application]-[Central Payment]-[Online Payment]에 들어가면,
이런 화면이 뜨는데 아래쪽 Online Payment(온라인 결제)라는 버튼에서 관세 20링깃을 결제할 수 있다.
마스터 카드가 됐던 걸로 기억해서, 우리는 카카오뱅크 카드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Cerification Application]-[Product Clearance Letter]-[Product Clearance Application List]에 들어가면
상태가 Paid(결제 완료)와 Approved(승인 완료)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진짜 끝!
전체적으로 사이트 처리가 느릴 수는 있어서 여유를 가지고 좀 기다리며 진행해야 할 듯.
우리는 수요일 오후에 이 절차를 모두 마쳤고 UPS에게 정보가 넘어간 것은 23일 이른 새벽인 듯하다.
택배는 보통 밤~새벽에 움직인다. 그리고 목요일 아침, 드디어 세팡(Sepang)에 갇혀 있던 택배가 출발한다.
4. 고프로 택배 수령
우리는 일정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미룬 상태였고, 그 마지노선이 금요일 낮이었다.
진짜 쫄리는 건, 금요일 새벽 내내 UPS 사이트에서 추적번호를 확인했는데 출발만 하고 조호바루에 도착은 안 한다.
일단 최대한 빨리 받아 출발해야 했기에, 일어나자마자 근처 UPS 지점으로 갔고...
드디어 택배를 받을 수 있었다!! 12일의 긴 여정 끝...
때깔 좋은 새 고프로 히어로 블랙 9. 이 고생하고 나서는 액션캠임에도 불구하고 금이야 옥이야 갖고 다닌다.
이렇게 마무리되고 나서 고프로 지원팀에서 에이전시에게 지불한 돈 70링깃 이외에,
세금 관련 결제부분을 증명하면 돈을 주겠다고 했는데 그냥 귀찮아서 말았다.
그리고 이젠 안다... 가까운 국경도시라도 택배의 이동과는 그다지 상관없단 거.
우리 택배는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을 거쳐 말레이시아로 들어와 쿠알라룸푸르에 갔다가 여길 왔으니.
끝.